2010년 11월 5일 금요일

난 어려서부터 늙은이가 갖는 여유가 좋았는데

내가 말했다. 난 어려서부터 늙은이가 갖는 여유가 좋았는데,

그랬다. 꿈이라거나 희망사항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, 비교적 어릴 때 부터 - 언제부터인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- 죽음이라던가 늙음이라던가, 생각했다. 영혼이라던가 하는 오컬트, 귀신, 사후세계 같은 것과 비슷한 정도의 관심으로.

다 산 자의 여유. 오히려 어릴 때 뭣도 모르고 철도 모를 때, 그런 여유가 있었다. 인생 다 산 사람 같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들었다. 일상생활을 하면서 나도 화도 내고 승질도 부리고 말도 많이 하고 사람처럼 굴고 있지만, 난 여전히 그립다.

매일매일 소일하며 시간 보내는 건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.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생각 저런생각도 하고.. 물론 바쁠 때는 그럴 수가 없다.

내 모든 세포가 힘이 없어 심장도 못뛰고 폐도 가만히 있고 더이상 피가 돌지 않을 때...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.

배고픈 것도 잊고 정신세계에만 몰두할 수 있다면 그건 현자일까?

앞으로 40년은 살아야, 아직도 현역인 우리 아버지처럼 60대도 아니고 70, 80은 되어야 늙은이의 여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.

30년을 살았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다. 눈물이 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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